화내지 않고 분노하지 않는 부모 되기
분명 아이가 잘못했고 그 잘못을 반복하는 바람에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훈육을 했을 땐 저를 포함한 우리 양육자분들은 아무리 힘든 하루를 보내도 잠든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안쓰럽고 또 한없이 마음이 약해지지요. 그때 휴대폰을 열어서 아이 사진을 보다가 결국 내가 한 번 더 참을 걸, 내가 지치고 힘들어서 아이에게 괜히 더 심하게 퍼부은 것 같은 반성을 하는 그런 시간이 되어버리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그렇지만 많은 육아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아이에게 감정을 담아 화내지 마라, 훈육할 때는 냉정함을 찾고 분노하지 않고 말하라 하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참다 참다 훈육하게 되면 분노가 차오르고 또 목소리가 높아지기 마련이죠. 그러면 아이는 나보다 더 흥분하고 분노해서 우는 행동에 머리끝까지 화가 나고 폭발하기도 해요.
그렇게 분노를 참지 못하고 화낸 날엔 또 어김없이 죄책감이 들죠. 분노와 죄책감, 죄책감과 분노, 연쇄 작용처럼 반복의 연속인데요. 양육자의 분노조절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화내지 않고 분노하지 않는 부모 도대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분노하는 상황 확인하기
1단계는 어떤 상황에서 분노가 올라오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어김없이 분노의 씨앗이 되고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어요. 내가 아이에게 분노하는 순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굉장히 사소한 게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요.
밥을 먹을 때 딱 두 숟가락만 먹고 돌아다니는 아이 또는 뱉어내는 아이는 두 숟가락째 입에 밥이 들어가고 나면 아이가 아직 돌아다니지도 않았지만 일단 양육자는 예민해져요. 자기 전에 책을 세 권만 보기로 약속을 했는데 늘 더 보겠다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 쉬하고 싶다, 물 먹고 싶다 요구가 많아지는 경우에는 엄마가 세 번째 책을 읽어주는 순간부터 조금씩 예민함이 올라옵니다.
이처럼 분노가 일어나는 지점을 다시 확인해 보면 생각보다 반복되는 상황에, 같은 이유로 더 쉽게 화가 나는 경우가 참 많아요. 그리고 이런 경우 특히 내가 이미 예민해져서 분노 게이지가 쌓여 있는 포인트가 있기 때문에 예열 단계 없이 화산이 팍 폭발하듯이 화가 터져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일 거예요.
그래서 먼저 나는 아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어떤 상황에서 분노가 올라오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그 순간 분노를 조절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발달, 상황, 기질 이해하기
2단계는 아이의 발달, 상황, 기질 이해하기입니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할 때 어떤 상황에서 분노가 올라오는지 확인했다면 다음 단계로는 내 아이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아이의 기질, 발달, 상황 등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아이는 왜 음식을 뱉는 것인가, 왜 밥 먹는 시간만 되면 돌아다닐까, 왜 수면시간이 지켜지지 않고 끊임없이 떼를 쓰는 걸까?' 그냥 하면 안 돼가 아니라 그 원인을 파악해야 결국 해결이 가능하겠죠. 아이마다 예민한 감각이 있고 조절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내가 놓치고 있는 상황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타고나길 입안감각이 예민한 아이는 한입의 양이 원래 먹는 양보다 조금만 많아도 뱉어낼 수 있어요. 조금만 낯선 식감이 있어도 헛구역질을 하거나 물고 있어요. 그리고 '안 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후 불문하고 안 돼라는 단어가 분노 발작 버튼이 되는 그런 기질의 아이가 바로 내 아이일 수 있어요.
이럴 때는 아이의 행동을 당장 고쳐야겠다는 순간적인 판단보다는 아이가 특별한 식재료에 대한 식감으로 힘들어하는 건 아닌지 또는 부모나 가족 중에 원래 입이 좀 짧고 먹는 것에 예민한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밥 먹기 전에 항상 간식으로 어느 정도 배가 찬 상태는 아닌지 등 아이의 기질, 발달, 양육 환경 등 점검해 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질과 발달 상황 등을 이해하고 내 아이에게 맞는 환경을 마련한 후에 그 안에서 제대로 된 훈육을 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많은 문제들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잘못된 행동에는 무관심, 잘하는 행동에는 관심
3단계는 잘못된 행동에는 무관심, 잘하는 행동에는 관심을 가져주세요. 아이 발달, 기질, 상황에 따라 환경적인 변화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이유 없이 떼쓰는 행동들이 반복된다면 그 행동에는 무관심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간혹 잘못된 행동을 하였을 때 부모가 반응을 해주면 그것 또한 관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내가 장난감을 던졌더니 아빠가 나한테 하지 마, 던지지 마, 즉각적인 관심을 주네?' 그래서 이유 없이 문득문득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하고 '나 봐요, 던졌어요' 쓱 눈치를 보면서 아빠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죠. 이럴 때 부모가 분노하게 되면 아이는 그것 또한 큰 관심으로 여기고 가짜 울음을 보이면서 그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려고 해요.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에 대해 이전에 충분히 설명을 했고 또 아이가 하지 말아야 함을 알고 있는데 뜬금없이 그 행동을 하고 눈치를 싹 보는 모습이 관찰된다면 안 돼 정도의 신호를 주고 더 이상 아이가 원하는 반응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행동주의 학습이론에서는 이것을 '정적'이라고 하는데요. 긍정적인 행동에 대한 관심과 인정, 칭찬, 부정적인 행동에 대한 무관심, 이것을 분명하게 해 주어야 그 행동이 줄어들 수 있어요.
그리고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평소에 아이에게 꾸준히 관심과 애정을 표현해 준다면 아이는 부정적인 행동을 관심 끌기 위한 무기로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기억해 주세요.
물리적으로 거리두기
4단계는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세요. 머리로는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가 분노를 참기 어렵다면 물리적으로 잠시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도 사람이죠. 분노가 올라오고 지금 조절하기가 힘든 상황에서는 아이와 직접적으로 부딪히지 않는 것이 좋아요.
아이에게는 지금 현재 나의 감정을 간결하게 전달해 주세요. '엄마가 지금 너무 화가 나서 이야기하기가 힘들어, 엄마 잠깐 마음 가라앉히고 이야기하자'라고 이야기를 하고 거리를 두고 물도 마시고 그래도 안 된다면 설거지를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혀 주셔야 합니다.
그렇게 감정 훈육이 아닌 이성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정도의 마음 상태가 되었을 때 그때 아이에게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 있도록 해주세요. 이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은 '엄마도 화가 났을 때는 소리 지르고 화내는 것이 아니라 잠깐 혼자 시간을 가지며 마음을 가라앉히는구나'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갈 수 있습니다.
부작용이 더 큰 분노폭발
5단계는 분노 폭발은 부작용이 더 크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반복되는 문제 상황에서 아이에게 꾸준히 설명해 주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아이가 나아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가 꾸준히 잘 도와주고 있다면 분명 말씀드리지만 아이는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반면 그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폭발하게 되면 아이는 그 순간 부모의 분노 표현, 눈빛과 무서운 말들에 두려움을 느끼고 일시적으로 그 행동을 멈출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아이의 행동이 수정되거나 나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착각하시면 안 됩니다. 부모의 분노에 아이는 적응합니다. 더 큰 분노나 더 큰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상대에게 아이는 '내가 이길 수 있어, 이 정도는 하나도 안 무섭거든' 흔히 맷집이 강해진다고 하죠.
우리가 훈육하는 목적인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어요. 또한 더 이상 이전과 같은 강도의 분노로는 아이의 행동을 멈출 수가 없기 때문에 부모의 분노 표현 또한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그로 인해 아이들은 오히려 불신, 서운함, 배신감, 적대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되고 이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꼭 기억해 주셔야 합니다.
오늘은 아이를 키우면서 반복되는 어렵고 힘들고 지친 상황들에 화내지 않고 분노하지 않는 부모가 되기 위한 5단계 방법을 알려드렸는데요. 육아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양육자님들의 건강한 마음입니다. 무조건 화내지 말라, 무조건 참으라는 것이 아니라 놓치지 않는 것은 없는지 점검하고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양육자가 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오늘도 모든 양육자님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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